뉴욕증시는 31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나온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발언에 투자자들이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마음졸이며 내림세로 마감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3대 주요 지수는 6% 넘게 대폭 하락하며 수 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나마 국제 유가가 8% 이상 급등한 뒤 에너지주의 강세가 주요 지수들의 낙폭을 제한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3.98달러, 8.8% 급등하며 3거래일간 오름폭을 27.5%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 1990년 8월 이후 사흘간 보인 최대 상승이다.
피셔 부의장은 지난 주말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글로벌 중앙은행 컨퍼런스에서 달러에서 가해지는 압력이 사라지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반등,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연준이 중국의 경기 둔화 불안에서 촉발된 최근의 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KBC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코엔 드 루스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혼란은 계속될 것이다. 혼란의 기폭제는 중국이지만 매도세의 진정한 이유는 미국의 첫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시장불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뉴욕증시는 제로%대로 유지돼 온 금리로 금융위기 이후 극적인 강세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두려움은 이번 달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고, 유가와 다른 상품가격을 끌어내렸다.
지난 주 뉴욕증시는 이례적으로 변동성이 매우 큰 한 주를 보냈다. 지난 24일 다우지수가 한때 1000포인트가 넘는 일일 낙폭을 보이는 등 공포 분위기가 파다했지만 주 중반에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이틀 상승폭을 보인 뒤 28일에는 보합세로 마감했었다.
이날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DJI>는 0.69% 내린 1만6528.03, S&P500지수<.SPX>는 0.84% 밀린 1972.18, 나스닥지수<.IXIC>는 1.07% 빠진 4776.51로 장을 닫았다.
월간기준으로 다우지수는 6.6%, S&P500지수는 6.3%, 나스닥지수는 6.9% 내렸다. 다우지수는 2010년 5월 이후,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2012년 5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이었다.
블루칩지수는 셰브론(Chevron)이 가장 호조였던 반면 제약사인 머크(Merck, -2.75%)가 제일 부지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가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고, 월트디즈니(Walt Disney)가 15.1%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 내 주요 10대 업종지수 중 에너지(+1.05%)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들이 나린히 하락했다. 특히 헬스케어 업종이 약세를 주도했다. 10대 업종지수는 8월 한 달간 모두 3%가 넘게 후퇴했고, 헬스케어 업종의 경우 8%나 뒤로 밀렸다.
바이오테크 업종이 3% 이상 급락, 조정 영역에 진입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나스닥지수는 애플(Apple, -0.51%)의 주가 하락이 추가 부담이 됐다. 애플의 주가는 8월에 7% 후퇴했고, 여전히 조정장세 국면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며 시장 내 불안감을 반영하는 CBOE변동성지수<.VIX>는 9.02% 상승한 28.40에 마감했다. 이 지수는 8월에만 130% 넘게 치솟았고, 현재 역대 평균인 20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중국 증시에서는 또 한 차례 변동성 장세가 펼쳐치며 뉴욕증시의 투심을 위축시켰다. 상하이종합지수<.SSEC>가 0.8% 하락한 반면 블루칩지수인 CSI300지수<.CSI300>는 0.7% 상승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장중 4% 이상 낙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한편 연준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테이블 위로 올라온 뒤 투자자들은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9월16일~17일)를 앞두고 금요일(9월4일)에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