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거래량이 집중되며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 결렬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첫 국가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 글로벌 증시 매도세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스는 내일 만기가 되는 16억유로의 국제통화기금(IMF)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것이라고 그리스 정부의 한 관리가 밝혔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 규모를 동결, 그리스 정부로 하여금 1주일 은행 영업중단 조치에 나서도록 만들었다. 이 소식에 투자자들이 증시와 상품 시장 등 위험자산을 대거 처분하며 평소보다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고 3대 주요지수들은 후장 들어 2% 안팎으로 낙폭을 확대했다.게다가 분기말 포지션 조정과 목요일 공개될 미국의 월간고용지표 경계감, 중국 증시의 약세장 심화와 푸에르토리코의 부채 위기까지 악재가 겹치며 투자자들을 증시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가도록 했다. BNY 멜런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레오 그로하우스키는 "나는 그리스에 대한 모든 나쁜 소식들이 아직 증시에 전적으로 반영됐는지 확신할 수 없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정말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DJI>는 1.95% 내린 1만7596.35, S&P500지수<.SPX>는 2.09% 밀린 2057.64, 나스닥지수<.IXIC>는 2.40% 빠진 4958.47로 장을 닫았다. 막판까지도 매도세가 강화되며 나스닥지수는 3월 25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와 S&P500지수도 지난 해 10월 9일 이후 최악의 날을 보낸 뒤 연 기준으로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블루칩지수는 비자(Visa, -2.95%)와 듀퐁(DuPont, -2.99%) 등이 30개 전 종목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S&P500지수 내 주요 10대 업종지수에도 모조리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에 금융(-2.44%), 신용카드사 관련주가 가장 취약했다. 기술주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 나스닥지수도 애플(Apple, -1.75%)과 바이오테크 업종이 일제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CBOE변동성지수<.VIX>는 4.83포인트, 34.45% 급등한 18.85에 마감했다. 이는 약 5개월래 최고 수준이다.그리스 증시가 내달 6일까지 휴장하면서 불똥은 美증시에 상장된 그리스 자산으로 튀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글로벌X FTSE 그리스 상장지수펀드(ETF)<GREK.K>는 20% 폭락했다. 유럽 증시의 블루칩지수도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가늠해보기 위해 경제지표 흐름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5월 주택매매계약지수는 9년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가 공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매우 힘을 받을 수 있지만 연준은 긴축 정책으로의 전환을 12월까지 관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통화>
유로가 29일(현지시간) 그리스 부채위기 악화로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주요 통화에 하락했다.그러나 유로는 달러에 대해서는 앞서의 낙폭을 만회하고 상승했다.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은 유로를 매입하면서 트레이딩 포지션을 풀었다.그리스 정부의 한 관리는 이날 로이터에 30일 만기가 되는 16억유로의 국제통화기금(IMF)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총리는 그리스 은행들의 영업 중단과 자본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유로/달러는 EBS 플랫폼에서 1.0956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상승 반전, 뉴욕시간 오후 4시 1분 0.69% 오른 1.1241달러를 가리켰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 시간 유로/엔은 0.46% 내린 137.68엔, 달러/엔은 1.11% 떨어진 122.48엔에 호가됐다.이 시간 유로/스위스프랑은 1.0408프랑으로 0.15% 하락했다. 유로는 앞서 4주 저점인 1.0315프랑까지 후퇴했다가 스위스국립은행(SNB)가 프랑화 가치를 약화시키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고 밝힌 뒤 낙폭을 축소했다.BNP 파리바의 통화 전략가 린튼 브라운은 투자자들의 포지션 해제에 힘입은 유로의 달러 대비 상승은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숏 유로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은 이날 차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오늘과 같은 위험 회피 환경에서는 포지션 스퀘어링(squaring)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을 지지해줄 가능성이 있는 미국의 6월 비농업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달러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 시간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0.59% 내린 94.906을 가리켰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미국 국채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가 29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됐다.런던시장의 브렌트유 역시 내림세를 보였다.국제 유가는 그리스 정부가 자본통제와 은행들의 영업 중단을 실시함에 따라 디폴트 우려감이 심화된 것에 압박받아 3주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한편 이미 공급과잉인 원유 시장에 이란산 원유의 추가 수출 여부를 결정할 이란과 서방 주요 6개국간의 핵협상이 합의시한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돼 시장참여자들이 협상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달러의 경우 장 초반 그리스 우려감에 강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이후 반락하며 유가의 낙폭을 제한했다.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은 1.30달러, 2.18% 하락한 배럴당 58.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폭은 58.04달러~59.27달러였으며 일중 저점은 지난 6월 8일 이후 최저치다.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1.25달러, 1.98% 내린 배럴당 62.01달러에 마감됐다. 거래폭은 61.35달러~62.96달러였으며 역시 일중 저점은 지난6월 5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8월물 기준 WTI에 대한 브렌트유의 프리미엄은 3.68달러로 장을 끝내 전거래일 종가 3.63달러에서 보합세를 보였다.어게인 캐피털의 타리크 자히르는 “유가의 이날 하락장세는 전적으로 그리스 사태에 영향받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란 핵협상이 일주일 혹은 내일부터 연장될 가능성은 유가의 낙폭을 다소 제한했다”고 덧붙였다.일부 분석가들은 그리스의 위기 상황이 구제금융안 수용 여부를 놓고 이번 주말 실시되는 국민투표 이전까지 해결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유가가 향후 더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SEB의 상품분석가인 브얀 시엘드롭은 “시장 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브렌트유가 50달러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편 미국과 이란측 관계자들은 최종 핵협상이 마감시한인 30일(현지시간)을 넘겨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핵 협상은 서방세계의 對이란 제재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제재가 해제될 경우 원유 시장 내 공급과잉 상황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농산물>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주요 곡물이 29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다.곡물 시장은 달러 약세에 지지받았지만 농부들의 매도세가 강화된 한편 내일 공개되는 미 농무부(USDA)의 월간·분기 수급 보고서에 앞서 일부 차익 매물이 늘어난 데 압박받았다. 또 현물시장의 약세에 후장 들어 상승폭의 일부를 반환했다. 내일 보고서는 미국의 파종 규모와 분기 재고를 파악할 수 있는 연중 가장 영향력있는 데이터 중 하나다.소맥(밀) 선물은 미국에 이어진 집중호우로 미국의 추수 지연 전망이 강화되며 3.3% 급등했다. 7거래일 중 6일째 강세장이 이어지며 지난 1월 7일 이후 신고점(부셸당 3.9175)도 작성했다. 특히 근월물인 7월물은 투자 펀드의 숏커버링에 지지받으며 6월 한달 동안에만 22% 급등, 지난 2010년 12월 이후 최고의 한 달을 보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코모디티 애널리틱스&컨설팅의 마이크 주졸로 대표는 "미국의 독립기념일 연휴가 다가온다는 시장 내 자각과 중서부 소맥 경작지역의 날씨 우려가 복합작용하며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옥수수 선물은 농무부 보고서에 대한 포지션 조정 속에 후장 들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0.5% 반락했다. 그나마 원월물인 12월물이 강보합 마감했다. 옥수수 7월물은 6월에만 9.1% 상승하고 있다. 앞서 3개월간은 연속 하락세였다.대두 선물은 숏커버링과 기대 이상의 주간 수출 데이터 지원 속에 강보합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원월물은 농무부 보고서에 대한 경계감에 하락했다. 대두 선물은 월간 기준으로는 7.4% 오른 상태다. 이날 CBOT에서 옥수수 기준물인 7월물<CN5>은 1.75센트, 0.45% 내린 부셸당 3.8325달러(이하 잠정치)에 거래를 마쳤다.소맥 7월물<WN5>은 18.25센트, 3.25% 오른 부셸당 5.8050달러에 마감됐다. 대두 기준물인 7월물<SN5>은 0.5센트, 0.05% 상승한 부셸당 10.0250달러로 장을 끝냈다.
<골드>
금이 29일(현지시간)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글로벌 증시에 타격을 가해 금의 장기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상쇄해준 데 힘입어 상승했다.미국 증시는 이날 큰 폭으로 후퇴했다. 장 초반 달러에 가파르게 하락했던 유로는 상승 전환했다.그리스 정부의 한 관리는 이날 로이터에 그리스는 30일 만기가 되는 16억유로의 국제통화기금(IMF)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시간 오후 3시 24분 금 현물은 온스당 4.38달러 오른 1178.96달러에 거래됐다. 일중 고점은 1186.91달러. 금 현물은 2분기 들어 0.3% 하락했다. 금이 이번 분기 하락 마감할 경우 4개 분기 연속 하락하게 된다.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8월물은 0.5% 상승한 온스당 1179달러에 마감됐
다.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시장 환경은 금에 비교적 불리한 상황이다. 미국은 금년중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ING의 분석가 함자 칸은 "금은 역사적으로 항상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유로/달러 움직임에 점점 더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금에 대한 강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동시에 유로 약세는 금에 대한 약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면서 "이들 재료들은 사실상 상대방의 영향을 상쇄시켰다"고 설명했다.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인 SPDR 골드 트러스트가 보유한 금 자산은 지난주 9.5톤 증가, 2월 초 이후 가장 큰 주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노트에서 "폭넓게 볼 때 투자자들의 관심은 비교적 긍정적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