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중국 시장의 추락이 그리스의 부채 위기를 무색하게 하며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들이 8일(현지시간) 1.5% 이상의 가파른 하락세로 마감했다. 게다가 내부 기술적 결함에 뉴욕증권 거래소(NYSE)에서 모든 증권 거래가 거의 3시간 동안 중단된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NYSE는 마감을 50분 앞두고서야 거래를 속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지난 달 정책회의록을 통해 정책 결정권자들이 보다 신중한 금리인상 입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악재가 겹치자 주요지수들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정책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은 금리 인상에 앞서 경제 데이터를 통한 미국 경제의 강화 징후를 더 포착할 필요가 있고, 그리스의 부채 위기를 심각한 불안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하고 있다는 견고한 징후가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될 경우 연내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이날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DJI>는 1.47% 내린 1만7515.42, S&P500지수<.SPX>는 1.66% 밀린 2046.69, 나스닥지수<.IXIC>는 1.75% 빠진 4909.76으로 장을 닫았다. 종가 기준, 벤치마크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연 기준으로도 하방 영역에 진입했다. 연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1.7%, S&P500지수는 0.6%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3.7% 상승한 상태다. 중국 증시에서 불붙은 매도세가 꺼질 줄 모르며 투심을 위축, S&P500지수 내 주요 10대업종지수에 모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상품시장의 불안과 유가 하락을 반영하며 소재(-2.17%)와 에너지(-1.96%) 관련주가 제일 저조했다. 애플(Apple)은 전 종목이 일제 하락한 다우지수에서 최대 낙폭인 2.48% 하락, 나스닥지수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증시는 지난 3주동안 30%가 넘는 낙폭을 보였고,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혼란이 실물 경제에 위협을 제기하며 그리스 위기보다 더 큰 위협이 되고있다고 우려했다. 솔라리스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팀 그리스키는 "중국 증시의 매도세가 시장을 놀래켰다"며 "런민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의 급락세는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도 NYSE에 앞서 컴퓨터 결함으로 모든 여객기 운행을 중단해야 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2.74% 폭락했고, 이날 2% 넘게 후퇴한 다우운송지수의 낙폭을 키웠다. 테슬라모터스(Tesla Motors)는 퍼시픽 크레스트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섹터 비중'으로 내린 뒤 4.82% 하락했다. 이는 이틀 동안 고평가를 이유로 한 두번째 투자의견 하향 조정이다.한편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2분기 기업 실적보고 시즌으로 향하고 있다. 장 마감 이후 분기 실적을 공개, 기업 실적보고 시즌의 개막을 알린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Alcoa)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0.8% 상승하고 있다. 정규장에서는 5.05% 급락했었다. 톰슨 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 기업 순익은 3.1%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투자자들은 또 10일 있을 자넷 옐렌 연준의장의 경제 강연을 주시하고 있다.
<원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가 8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하락 마감됐다.반면 런던시장의 브렌트유는 소폭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장 초반 이란 핵협상의 마감시한이 재연장 됐다는 소식과 미석유협회(API)가 전일 감소세의 원유재고 지표를 발표한 것에 지지받아 상승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미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 지표가 감소 예상과 달리 증가세를 보인데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역시 늘며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반전됐다.특히 WTI는 하락세로 돌아선 뒤 이번 주 초 기록했던 3개월래 최저 수준에서 움직였다. 반면 브렌트유는 장 마감 직전 다시 상승세로 반등하며 거래를 마쳤다.EIA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80만배럴 감소 예상과 달리 38만4000배럴(bpd)이 늘어난 4억 6576만배럴로 2주째 증가세를 보였다. 전일 API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95만8000배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로이터의 전망조사에 참여한 시장분석가들 역시 70만배럴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또 EIA는 휘발유 재고와 난방유 및 디젤유를 포함하는 정제유 재고도 각각 122만배럴과 164만배럴이 늘었다고 밝혔다.파워하우스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톰슨은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이 같은 원유재고 증가세는 대규모 매도세를 촉발시켜 유가를 더 압박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은 68센트, 1.30% 하락한 배럴당 51.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폭은 50.91달러~52.96달러.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20센트, 0.35% 상승한 배럴당 57.05달러에 마감됐다. 거래폭은 55.87달러~57.75달러.8월물 기준 WTI에 대한 브렌트유의 프리미엄은 5.40달러로 장을 끝내 전일 종가 4.52달러에서 크게 확대됐다. 중국 증시의 폭락세와 그리스의 부채위기도 원유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감을 심화시켜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이란과 서방주요 6개국 관계자들은 핵협상에서 여전히 중요 쟁점들이 이견으로 남아있다고 전하며, 협상 마감시한을 오는 10일까지로 재연장, 유가에 긍정적이었다.
<골드>
금값이 8일(현지시간) 4개월 저점까지 떨어진 뒤 달러 약세에 힘입어 초반 하락세를 벗고 반등했다. 시장은 중국의 증시 하락과 그리스 채무위기 진행 상황을 주시했다. 금값은 이날 오후 발표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회의록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하기 앞서 미국 경제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추가 신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TD증권의 상품전략 헤드 바트 멜렉은 "회의록은 다소 모호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충분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금리인상을 원하지만 국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자신들의 베팅에 헤지를 했다"고 말했다.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준은 올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보다 확고한 신호가 나와야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뉴욕시간 오후 2시 56분 금 현물은 온스당 6.09달러 오른 1161.24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장중 저점은 1146.75달러로 3월 18일 이후 최저로 밝혀졌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8월물은 온스당 10.90달러 상승한 1163.50달러에 마감됐다. 백금은 장 초반 가파르게 하락, 6년여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000달러 가까이에 다가섰다. 백금은 온스당 1005.75달러의 장중 저점을 찍은 뒤 낙폭을 축소해 뉴욕시간 오후 2시 56분 8.5달러 후퇴한 1027.75달러에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