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뉴욕증시는 26일(현지시간) 강력한 거시지표로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조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강화되며 주요 지수들이 1% 넘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게다가 그리스의 금융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도 점증하며 벤치마크 S&P500지수는 3주래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4월 기업 투자지출 계획은 2개월 연속 견조하게 증가했고, 신규주택판매는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다.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개선됐고, 3월의 주택가격 또한 회복세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나온 이같은 긍정적 지표들은 미국의 금리가 연내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자넷 옐렌 연준의장의 발언과 투자자들 사이에 퍼진 9월 금리인상론을 지지했다.
옐렌 의장은 지난 주 금요일(22일) 경제가 기대만큼 개선 흐름을 유지한다면 연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재천명한 바 있다.
카브레라 캐피탈 마켓츠의 선임 증시 트레이더인 래리 페루치는 "많은 요인들이 모두 악재였지만 특히 금리인상 우려가 급증했다"며 "연휴로 이번 주 거래일이 하루 단축된 것도 (증시의) 불안을 과장시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DJI>는 1.04% 내린 1만8041.54, S&P500지수<.SPX>는 1.03% 밀린 2104.20, 나스닥지수<.IXIC>는 1.11% 빠진 5032.75로 장을 닫았다.
예상을 웃돈 일련의 지표 흐름에 달러가 랠리를 보이며 상품시장의 매도세로 연결돼 에너지(-1.58%)와 정보통신(-1.42%) 업종이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S&P500 지수 내 주요 10대 업종지수에는 모조리 빨간 불이 켜졌다.
애플(Apple, -2.2%)의 약세와 함께 운송주에 대한 매도세도 속개되자 블루칩지수는 장중 최대 242포인트 수직하락하는 등 이번 달 들어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제트블루(JetBlue, -4.35%) 등 항공주의 일제 부진에 다우 운송지수<.DJT>는 지난해 10월 23일 이후 저점을 작성하며 1.55% 하락, 최근의 약세를 지속했다.
달러지수<;.DXY>는 상품 가격 하락에 발맞춰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1.34% 큰 폭 상승했다.
세계 2위 PC제조사인 휴렛-팩커드(HP, -3.97%)와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퍼스트솔라(First Solar, -7.28%)의 급락세는 S&P500의 기술 관련주와 나스닥지수를 동시 압박했다.
월가의 '공포지수'인 CBOE변동성지수<.VIX>는 15.91% 급증한 14.06에 마감하며 늘어난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이 지수는 직전 거래일만 해도 지난해 12월 초 이후 처음으로 12를 하회했었다.
케이블 업체 차터 커뮤니케이션스(Charter Communications)가 타임워너케이블(Time Warner Cable)을 558억달러에 인수하는 데 합의한 뒤 주가가 2.54% 급등했다.
타임워너케이블의 경우 7.26% 랠리를 펼치며 주당 183.60달러의 종가를 보였지만 이는 현금과 주식을 합한 주당 195.71달러의 인수안에 크게 모자란 수준이다.
<원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가 26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3% 가까이 하락했다.
런던시장의 브렌트유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이날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 압박받았다. 또 최근 나타난 유가 랠리로 미국의 셰일유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릴 것이란 우려도 하락장세에 일조했다.
특히 그리스 재정위기와 함께 스페인에서 EU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좌파 연합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유로화를 압박, 달러지수가 강세를 보인 것이 이날 유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프라이스 퓨처스의 분석가인 필 플란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감과 함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올해 내 금리인상 전망에 힘입은 달러 강세가 이날 하락장세의 요인"이라고 전했다.
또 코메르츠방크의 분석가인 카스텐 프리츠도 “이날 유가를 압박한 주 요인은 달러 강세였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미국의 원유시추기 가동건수가 23주 연속 이어진 감소세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 것도 부담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 미국의 원유시추기 가동 건수는 직전주 대비 1건 감소하는데 그쳤다. 골드만 삭스는 유가가 현재 수준인 60달러선을 유지할 경우 미국 생산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7월물은 1.69달러, 2.83% 하락한 배럴당 58.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폭은 57.71달러~60.25달러.
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7월물은 1.80달러, 2.75% 내린 배럴당 63.72달러에 마감됐다. 거래폭은 63.29달러~65.70달러.
이날 저점은 지난 4월23일 62.88달러까지 하락한 이후 최저점이다.
7월물 기준 WTI에 대한 브렌트유의 프리미엄은 5.69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5.65달러에 보합세를 보였다.
한편 이란은 지난 주말 다음달 5일에 열리는 석유장관 회의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 한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화>
달러가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준 긍정적인 미국의 경제 지표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통화바스켓에 1% 넘게 올랐다.
달러는 엔화에 거의 8년 최고 수준으로 전진했으며 그리스 우려로 압박받고 있던 유로는 한달만에 처음으로 1.09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시간 오후 3시 47분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97.284로 1.32% 올랐다.
달러지수는 거의 2년래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는 예상보다 강력한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과 연내 금리인상을 예상한 자넷 옐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코멘트를 발판으로 지난주 후반부터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달러/엔은 미국의 4월 기업 투자지출 계획이 2개월 연속 견조한 성장 흐름을 보였다는 소식에 장기 저항선을 돌파, 123.32엔의 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시간 달러/엔은 1.21% 오른 123.02엔에 호가됐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 개선됐고 미국의 신규주택판매가 예상을 상회했다는 발표도 달러를 지지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통화 리서치 디렉터 론 심슨은 "미국의 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제 데이터들은 엔화 대비 달러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이 그리스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주시하는 가운데 유로/달러는 뉴욕시간 오후 3시 47분 0.91% 내린 1.0875달러를 가리켰다.
독일 국채 수익률 하락도 유로에 대한 달러의 상대적 매력을 부각시켰다.
심슨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현재로서 유로의 상승은 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산물>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주요 곡물이 26일(현지시간) 내림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강화되며 달러지수<.DXY>가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1% 이상 상승, 곡물 및 주요 상품시장의 매도세를 야기했다.
달러 강세는 이미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남미, 유럽, 흑해 수출국들에 비해 고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의 곡물 수출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맥(밀) 선물은 달러 랠리로 촉발된 기술적 매도세와 미국의 수출 전망이 더욱 암울해진 영향 등에 무려 4.4% 급락하며 주요 곡물 중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50일 이평선(부셸당 5.04달러)과 부셸당 5달러에 형성된 심리적 지지선이 연이어 무너진 뒤 매도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연휴 동안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에 내린 비로 미국 남부지역의 곡물 피해 우려가 조성됐지만 이마저도 달러 강세 여파로 상쇄됐다.
투자자들이 이날 오후 공개될 농무부(USDA)의 주간 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겨울밀의 지난 주 우수등급이 직전 주의 45%에서 1%포인트 하락한 44%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코모디티 애널리틱스의 마이크 주졸로 대표는 "트레이더들은 날씨에 따른 공급 둔화 흐름을 인식했지만 이와 동시에 달러 강세에 따른 수요 감소 또한 인지했다"고 말했다.
소맥 선물에서 온 스필오버(spillover)로 옥수수 선물도 7개월래 저점(부셸당 3.54달러)을 기록하는 등 1.4% 큰 폭 후퇴했다.
농무부가 오후에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봄철 파종이 거의 모두 완료되고, 옥수수의 작황조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을 것이라고 발표할 것이라는 분석가들의 전망도 차트 기반 매도 압력을 키웠다.
대두 선물은 0.3%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예년보다 빠른 미국의 파종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이날을 포함,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또 광대한 글로벌 공급 흐름도 선물가에는 부정적이었다.대두 선물은 장중 부셸당 9.2050달러까지 밀리며 이틀 연속 콘트랙트 최저치(contract low)를 새로 썼지만 후장 들어 반발 매수세에 낙폭을 좁힌 뒤 한때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이날 CBOT에서 옥수수 햇곡 기준물인 7월물<CN5>은 5센트, 1.39% 내린 부셸당 3.5500달러(이하 잠정치)에 거래를 마쳤다.
소맥 7월물<WN5>은 21.75센트, 4.37% 밀린 부셸당 4.9350달러에 마감됐다.
대두 기준물인 7월물<SN5>은 1.75센트, 0.27% 빠진 부셸당 9.2250달러로 장을 끝냈다.
<골드>
금값이 26일(이하 현지시간) 계속되는 달러 랠리로 압박받으며 거의 2% 하락했다.
미국의 강력한 데이터와 연내 금리인상을 예상한 자넷 옐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지난주 코멘트가 달러의 랠리를 끌어냈다.
금 현물은 2주 최저인 온스당 1185.35달러까지 하락한 뒤 낙폭을 약간 축소, 뉴욕시간 오후 3시 13분 온스당 18.30달러 떨어진 1188.50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6월물은 온스당 17.10달러 내린 1186.90달러에 마감됐다.
포렉스 닷 컴의 기술 분석가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오늘 유럽과 미국 증시의 가파른 하락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도 금은 안전자산 수요를 찾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가파른 회복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지지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4월 기업투자지출계획은 2개월 연속 견조하게 증가했고 신규주택판매는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다.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개선됐다. 이날 나온 긍정적 데이터들은 미국의 금리가 연내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옐렌 의장의 발언을 지지했다.
바클레이즈는 노트에서 금과 달러의 역상관관계는 다시 강화되기 시작했고 채권 수익률과의 역상관관계는 약화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또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을 감안할 때 금값이 올해 3분기 가장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한다"면서 "하지만 잠재적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은 그리스 사태도 주시하고 있다. 그리스 채무위기 악화는 금 수요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