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저녁
해나/김효숙
굵은 빗방울이
후두ㅡ득
바람소리와 동행한다
푸른 나뭇잎 위로
내려 와 춤을 추고
초록옷 입은 나무들 곁에 다가와
다정스레 말을 건넨 후
황급히 꽃을 찾아 나선다
어둠을 몰고온
저녁의 그림자는
빗소리에 젖은 눈망울로
신선한 향기 바람에 실어
지친 영혼의 고단한 삶
품에 안으며 거리로 향한다
무르익은 봄
이젠 어디로 떠나야 하나
계절의 고개에 주저앉아
망설이는 눈물빛이 선연하다
바람의 손을 잡고
창가에 떨어진 빗방울이
나의 마음을 노크하며
오랫동안 열지 못해 녹슨
마음의 문 열어보란다
마음 구석구석 방치해둔
우울한 먼지
정갈하게 씻어 내린후
새로운 계절 맞이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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