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는 또 문건에서 기존 무역협정의 재검토 방침을 재확인하고 이제는 보다 공격적인 접근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외국 시장이 미국 제품과 기업에 문을 열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문건에서는 1974년에 제정한 미국 통상법 301조를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로 거론했다. 미국 통상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을 하거나 무역협정을 위반한 나라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1995년 미국 주도로 WTO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는 잘 쓰이지 않았지만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0년대엔 일본 등을 상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301조는 1988년 제정된 미국 종합무역법에서 보복조항을 강화한 '슈퍼 301조'로 거듭났다. '슈퍼 301조'는 특별법으로 1990년 공식 만료됐지만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부활돼 2001년까지 연장 운용된 전례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문건에서 통상법 301조를 "외국 정부가 보다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채택하도록 부추길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공세에 미국 통상법 301조가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미국의 보복이 다른 나라의 보복을 자극해 걷잡을 수 없는 무역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트럼프 행정부는 문건에서 제조업 부문의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제조업 무역수지 적자액이 지난해 6480억달러로 16년 만에 2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가 500만개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한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 문건에 대한 질문에 로버트 라이시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상원의 인준을 받지 않아 미국의 무역정책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WTO를 무시하는 건) 우리의 정책이 아니고 우리가 추구하는 바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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