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AP/뉴시스】모하메드 빈 살레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왼쪽)이 28일(현지시간) 페막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회의를 마치면서 모하메드 바라킨도 오펙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회원국들은 감산에 전격 합의했다. 2016.09.29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과 함께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미국 셰일 석유 생산 업체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간 충돌이 국제 유가를 다시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셰일 석유의 양산으로 인해 오는 6월로 만료되는 산유국들간 원유 감산 기간의 연장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1년 새 70% 가량 급등했다. 지난 2개월 간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54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지난해 동기 두바유 가격은 30달러 선에서 움직였었다. 지난 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72달러(1.37%) 상승한 53.3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전일 대비 0.82달러(1.49%) 상승한 배럴당 5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그동안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잘 비교적 잘 지켜져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향후 유가의 움직임을 점칠 수 있는 전 세계 산유국들의 연례행사가 열린다.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OPEC은 물론 러시아와 미국 등 비 OPEC 산유국 및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이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리는 IHS-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회의에 참석한다. CERA 연례회의는 시장정보업체인 IHS 마르키트가 매년 주최하는 산유국들의 연례 컨퍼런스다.
이번 CERA 연례회의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대목은 미국 셰일 석유의 생산량이다. 올 들어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비교적 원만하게 지켜져 왔음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 선을 맴돌고 있는 이유는 바로 셰일 석유의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일 생산업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생산량을 늘릴 경우 기존 OPEC과 비OPEC 산유국들 간 감산합의가 흔들리거나 추가 감산합의를 어렵게 할 수 있다.
CNBC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미국 셰일 석유의 공세 앞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가 원유 감산기간 연장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산유국들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최근 미국 셰일 산업의 생산성 변화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텍사스와 뉴멕시코 사이 유전지대인 퍼미언 분지(Permianbasin) 내 기업들의 유정 생산성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새로운 채굴기술이 개발되고 장비 대여 비용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CNBC뉴스는 퍼미언 분지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만 되더라도 수지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생산 단가가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엑손모빌의 회장이나 최고경영자(CEO)인 대런 우즈는 “분명히 퍼미언 유정과 (셰일 석유의) 전례 없는 움직임은 원유시장에 새로운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OPEC이 이에 대해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하루 9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하루 원유 수출량도 100만 배럴을 넘어섰다. 일부 분석가들은 셰일 석유와 OPEC이 충돌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50 달러 밑으로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은 오는 5월 다시 회동해 원유 감산 기간의 연장 문제를 협의한다. 그러나 OPEC 회원국들의 원유 감산 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무엇보다도 OPEC 회원국들 간 합의를 도출하는 일도 그리 녹녹치 않아 보인다. 자신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덕을 미국의 셰일 석유 생산업자들이 가로채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0일 OPEC 회원국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14개 회원국이 일일 최대 산유량을 3250만 배럴로 한정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1월부터 6개월 동안 기존 생산량보다 120만 배럴(4.5%)을 감산키로 합의한 것이다.
【사히르=AP/뉴시스】국제통화기금(IMF)이 걸프협력회의(HCC) 6개국(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올해 성장률을 1.8%로 하향조정하는 한편 이들 국가의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오만의 사히르 유전 모습. 2016.04.25
이어 지난 10일 러시아와 멕시코 등 11개 비 OPEC 산유국들도 일일 원유 생산량을 55만8000배럴 감축키로 합의했다. OPEC 회원 산유국이 하루 평균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한 데 이어 비회원까지 가세하면서 하루 감산규모는 180만 배럴에 이른다. OPEC과 비회원국들이 공동으로 원유생산 감축에 합의한 것은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기존 산유국들의 딜레마는 원유 생산량 감축이 미국 셰일 생산업자들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그동안 저유가를 방치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업자들을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2014년 중반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지난 2년 동안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 때 30달러 선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
셰일오일은 생산단가가 높다. 셰일암에 갇혀 있는 기름을 뽑아내려면 물과 모래, 화학약품을 섞은 혼합물을 고압으로 분사하는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셰일 석유의 생산 단가는 배럴당 30~40달러 정도. 그러나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 비용은 배럴당 10달러도 채 되지 않는다. 원유가격이 40달러를 밑돌아도 여전히 경제성이 있는 것이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미국 셰일 석유 업체들은 인력 감축, 배당 축소, 프로젝트 중단 등 고강도 자구책을 시행했다. 그래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줄도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산유국들의 원유감산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중반까지 반등했다. 때를 기다렸다는 듯 셰일 석유업자들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그런 탓에 이번 CERA 회의에 참석하는 산유국들의 촉각은 미국의 셰일 석유 생산량에 온통 쏠려있다. 세계 시장에 쏟아지는 셰일 석유 생산량이 OPEC 회원국들의 원유 감산 기간 연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셰일 석유업자들은 트럼프라는 최고의 원군을 만났다. 트럼프는 취임식 날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한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AmericaFirstEnergyPlan)’을 통해 미국 땅에 묻혀 있는 50조 달러(약 5경8800조원) 규모의 셰일 석유 및 가스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행동 계획(TheClimateActionPlan)' 등 에너지 산업의 발목을 묶어놓고 있던 각종 규제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4일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해 온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대형 송유관' 건설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한편 IHS-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회의는 오는 10일까지 이어진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알렉산데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 모하마드 사누시 바르킨도 사무총장, 스콧 프루이트 미국 환경보호국(EPA)등이 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본 사이트에서 게재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는 본 정보를 무단 복사,전재 할 수 없습니다. (주)씽크풀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15층(여의도동, 미원빌딩) 고객센터 1666-6300 사업자 등록번호 116-81-54775 대표 : 김동진
Copyright since 1999 ⓒ ThinkPool Co.,Ltd. All Rights Reserved
【알제=
【사히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