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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블룸버그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주에 올해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태세다. 재닛 옐런 의장을 비롯한 FRB 주요 인사들은 물론 시장에서도 3월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FRB 주요 인사들이 금리인상이 3월에 가능하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옐런 의장이 전날 미국 시카고 연설에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물가 및 고용 관련 지표가 계속 FRB 전망에 부합하면 오는 14~15일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하는 게 적절할(appropriate)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도 같은 날 옐런 의장의 말에 힘을 보탰다. 피셔 부의장은 미국 뉴욕의 한 콘퍼런스에서 "지난 3개월간 나쁘게 나온 경제지표가 없었다"며 "나는 금리인상 전망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에 앞서 FRB의 다른 주요 인사들도 조기 금리인상을 지지했다. FOMC의 통화정책 향방에 영향력이 큰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대표적이다. FRB 이사인 제롬 파월과 라엘 브레이너드,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당초 FRB의 올해 첫 금리인상이 6월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봤다. FRB 내부에서 조기 금리인상설이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CME그룹에 따르면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본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지난달 27일(월요일) 35%에 불과했지만 3일(금요일)에는 80%까지 높아졌다.
FRB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50~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그러면서 올해 3차례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옐런 의장은 전날 연설에서도 이 전망을 고수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많으면 2번, 적으면 1번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의 3월 금리인상 발언에 따라 3일 현재 금리선물시장에서는 FRB가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번 반 올릴 것으로 기대치를 높였다.
수면 아래 있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급격히 무게가 실린 건 미국의 경제지표가 금리인상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이미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했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물가지표도 목표치에 근접했다. FRB가 물가 척도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1월에 1.9%로 FRB 목표치인 2%에 거의 도달했다. 2012년 이후 최고치다.
금융시장 분위기도 금리인상에 호의적이다. 무엇보다 시장이 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공감하기 시작하면서 FRB가 다음주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데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금리인상을 경계해온 채권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투자적격등급 채권과 투기등급 채권의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최근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채권시장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감세, 대규모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뉴욕증시가 고공행진한 것도 조기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리스크(위험)와 FRB에 예정된 인사도 3월 금리인상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럽에서는 오는 15일 네덜란드에서 총선이 예정돼 있고 4~5월에는 프랑스가 대선을 치른다. 영국도 조만간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한 공식 협상에 돌입한다. FRB는 지난해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등에 따른 파장으로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다. 다음주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유럽발 위기에 선제대응하는 게 된다.
또한 FRB의 타룰로 이사는 다음달 5일자로 사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공석인 자리를 포함해 FRB 이사 자리 7석 가운데 3석을 채울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