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치적 불확실성, 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등이 세계 경제 성장세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ECD는 이날 낸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각각 3.3%,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 20년 동안 4%를 넘나드는 게 보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쩍 더딘 성장세다. 지난해 성장률은 3%에 그쳤다.
주요국 가운데는 미국이 올해와 내년에 2.4%, 2.8% 성장할 것으로 점쳐졌다. 장기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성장세를 떠받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한 3~4%의 성장세에 한참 못 미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올해와 내년에 모두 1.6%의 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6.5%, 내년에는 6.3%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지난해 성장률은 6.7%였다.
OECD가 이날 내놓은 전망치는 대체로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 OECD는 그러나 이같은 완만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악재가 한둘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지수와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잠재적 악재가 많아 세계 경제를 '저성장의 덫'에서 끌어낼 정도로 강력하진 않다는 지적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왼쪽), 주요국 성장률 추이 및 전망/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는 주요 악재 가운데 하나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새 정부 출범과 올해 예정된 선거, 이 과정에서 돋보이는 반체제 정당의 부상으로 정책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서는 오는 15일 네덜란드 총선을 시작으로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대선(9월)이 뒤따른다.
아울러 OECD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행보가 외환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FRB는 당장 오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OECD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보호무역 성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OECD는 무역장벽이 2001년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반무역 정책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묶여 있는 여러 나라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OECD는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민간 부채가 급증한 걸 문제 삼았다. 전 세계 금융시스템을 취약성을 높이는 위협이라는 것이다.
OECD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일련의 리스크(위험)를 피해 회복세를 키우려면 각국 정부가 단기적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세금부담을 덜어주면서 구조개혁을 위한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서린 만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성장 덫'에서 항구적으로 빠져나오려면 포괄적인 성장을 북돋을 수 있는 구조개혁과 효율적인 재정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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