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C, 감산합의 연장 시사…유가 안정위해 ‘기싸움’ - 감산 합의 노력이 美 셰일업계 배만 불릴 수 있어 '우려' - 이라크·앙골라 및 非OPEC 산유국들 협조 '난항' 예상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사진=AFP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셰일오일을 앞세운 미국 원유 재고가 사상 최고치에 이른데다 내년 미국 산유량도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가세하면서 국제유가 배럴당 50달러선이 위협받고 있다. 다급해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합의 연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감산 이행이 미진한 비(非)OPEC 국가들의 동참을 어떻게 이끌어낼지도 당면 과제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 회원국 석유장관들은 전날 미국 휴스턴에서 개막한 IHS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회의에 모였다. 올 6월까지 약속한 원유 감산 기간을 연장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사우디아라비아 칼리드 알-팔리 석유장관은 “글로벌 원유 공급이 OPEC의 예상보다는 더디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감산 합의가 연장될지 여부는 결국 원유 재고가 얼마나 빨리 평균수준으로 되돌아 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안정되지 않고 5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감산합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1개 비회원 산유국들은 지난해 12월 유가 안정을 위해 올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OPEC 회원국들은 오는 5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OPEC 사무국에서 원유 감산 기간 연장문제를 다시 협의할 계획이다. 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다른 OPEC 회원국들은 물론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OPEC내 2위 생산국인 이라크와 앙골라 등 일부 국가들은 생산량을 늘릴 채비를 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조치가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자들의 배만 채워줄 수 있어서다. 알-팔리 장관 역시 CERA 회의에서 “미국에서 원유 생산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산유국들간 감산 조치가 미국 셰일오일업계를 다시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물론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처럼 별달리 우려하지 않는 쪽도 있다. 바르킨도 총장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가 OPEC의 감산 이행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바르킨도 총장은 또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서의 원유 재고량은 줄어들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감소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셰일가스 업계 경영진 20명과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결국 미국에 대응해 OPEC은 물론이고 비OPEC 국가들까지 감산 이행에 참여시킬 수 있을지가 변수다. 에삼 알 마르조크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지난달 기준으로 보면 비OPEC 산유국들은 감산 합의를 50~60% 밖에 지키지 않았지만 OPEC는 당초 목표보다 훨씬 높은 140%의 이행률을 보였다”면서 결국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봤다. 쿠웨이트는 오는 26일 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을 점검하는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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