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을 담당할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내정자(79)가 중국을 '가장 철저한 보호무역국가'라고 비난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반격하고 나섰다.
로스 내정자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대중 무역정책 노선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중국은 자신들이 실제로 실행하는 것 보다 자유무역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다"며 "중국은 경제대국 중 가장 보호무역 정책을 많이 펼치는 국가"라고 밝혔다.
로스 내정자의 발언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시 주석이 앞장서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고 자유무역을 공고히 해야한다고 주장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로스 내정자는 과거 미국 정부 상무부장관보다 무역정책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 출신인 로스 내정자는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미국의 무역정책에 대해 가장 강도높게 비판해 온 인물이다. 특히 미국의 대 중국, 대 멕시코 무역에 대해서 '멍청한 거래'라고까지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스 내정자는 자신이 보호무역주의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자유무역주의자지만 미국의 제조업체와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무역에 찬성하지 않을 뿐"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중국이 글로벌 경제를 망치고 있는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로스 내정자는 "중국 관세가 미국 관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데 이는 결국 무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자유무역에 대해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기업 3분의1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은 국영은행에서 저렴한 이자와 보조금으로 지탱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중국에서 과잉생산된 철강·알루미늄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거래돼 글로벌 시장 가격을 왜곡시켰다고도 비난했다.
로스 내정자는 특히 중국의 반덤핑사례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당 산업이나 기업이 아닌 정부가 나서서 반덤핑 제소를 하는 방법도 불사할 방침이다. 로스 내정자가 실제로 반덤핑제소를 하게 된다면 무역분쟁이 잦았던 1990년대 이후 정부가 나선 첫 사례가 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관세인상 문제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로스 내정자는 "관세는 불균형한 거래를 조정해 주는 역할은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1930년대 미국이 관세를 올려서 오히려 대공황을 심화시키고 장기화시켰다는 역사적 교훈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공약으로 중국에 관세 45%를 메기고 멕시코에 국경세 35%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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