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7년 1차 금융통화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의에 앞서 취재진을 바라바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올해 미국 금리인상 횟수에 따라 기계적으로 국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연내 2회 이상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올 하반기 한은이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반론'을 펼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올해 금리를 2번 올리든, 3번 올리든 우리 경제와 금융상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이 공언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질문하자 나온 답변이다. 이 총재는 “그 이상의 명확한 통화정책방향 설명은 지금으로서는 곤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준금리와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 경제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장금리는 경기전망, 통화정책 기대, 채권시장 수급상황 등으로 결정된다”며 “따라서 양 격차의 용인될 수 있는 범위가 특정 수준으로 한정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단기간에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격차가 급속히 확대·축소되는 경우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날 잠재성장률 2%대 하락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수년간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고 통계청이 새로 발표한 인구추계를 보면 잠재성장률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2015년말 잠재성장률을 3.0~3.2%로 추산했는데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국내 외환건전성이 적절한 수준인지 묻는 질문에는 “37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는 국제기구들이 평가할 때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가 낮은 성장세에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런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올해 미국 금리인상 기대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고, 국제유가 전망은 시장 예상치인 50달러대 초반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5%,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8%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전망과 비교해 성장률은 0.3%포인트,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각각 하향 조정한 것이다.
성장률 전망치는 앞서 정부가 발표한 2.6%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당초 시장이 예측한대로 정부와 민간연구기관의 중간 범위에서 결정됐다. 이 총재는 수정된 성장률 지표에 대해 “상하방 리스크를 중립적으로 판단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과 관련해선 “올해 하반기경 중기 물가안정목표제 수준인 2%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지만 연내 2%를 넘길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올해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 부진은 지난해보다 개선되겠지만, 내수 위축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내수위축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과 기업 구조조정 진행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며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경제 정책의 중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2월 가계부채 증가세가 전월보다 다소 줄어든 것과 관련해선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선수요 등 일시적 요인 영향이 있었다”며 “추세적인 하락세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부동산시장 향방에 대해선 “주택경기가 지난해보다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주택가격 하락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주택가격 하락을 별도 위험요인에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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