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6월 이후까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를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에너지포럼에서 “산유국들의 성실한 감산 합의 이행으로 올해 상반기 안으로 석유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에 도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감산 합의를 엄격하게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산유국들이 하반기 생산량을 회복하기 시작하면 재고량을 줄이려는 OPEC의 의지를 꺾어 과잉 물량이 다시 쏟아져 나오면서 다시 국제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OPEC 감산 합의의 주된 목적은 과잉 공급분 3억 배럴을 소진시키는 것이다. 3억 배럴은 중국을 거의 한 달 동안 먹여 살릴 수 있는 규모다. 24개 산유국들은 지난 해 12월 하루에 평균 180만배럴의 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예정된 감산 합의 만료일을 6개월 이상 연장할 경우 재고 물량이 다 소진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합의를 연장하지 않고 산유국들이 다시 예전 수준으로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재고 물량은 3분의 2 가량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오이겐 바인버그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이 균형을 맞추기에는 감산 합의 기간이 너무 짧다”면서 “가격 상승에 내기를 걸었던 시장 참여자들이 한 발 물러나면서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18분 홍콩 시장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보다 17센트 하락한 배럴당 55.69달러에 거래됐다. 계약분은 41센트 오른 배럴당 55.86달러를 기록했다. 평균 가격은 지난 해 12월 이후 배럴당 5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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