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되살아난 미국 달러가 나머지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면서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은 자산은 달러다. 하지만 그 동안 저리의 달러를 빌렸던 나머지 국가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 경제 성장과 연준의 긴축 가속화가 있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 표시 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미국 자본시장으로 돈이 몰리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되살아난 달러가 나머지 국가들 사이에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재정부양 기대감이 높아졌고 달러에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고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환율전략부 대표는 말했다. 러스킨 대표는 "정책 역동성의 거대한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씨티그룹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달러가 내년 이머징은 물론 다른 주요국 통화에 대해서도 "완만하거나 급격하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스탠톤 선라이즈캐피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거의 모든 통화가 달러 매입에 따른 강력한 매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톤 CIO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호주 달러, 일본 엔, 유로에 대해 미 달러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적 달러 강세는 원유를 비롯한 다른 원자재 가격에 압박을 가해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는 이머징을 위협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동안 달러 약세에 저리의 달러빚을 쌓았던 이머징은 부채를 지속하기 힘들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달러 강세로 자본 유출과 유동성 긴축을 심화했고 지난해 초를 제외하고 안정적 흐름을 보였던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 채권시장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급락했다. 연준은 금리를 올리면서 올해 긴축 속도를 기존보다 더 높여 잡으면서 중국에도 신용경색의 신호가 켜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재정지출과 감세안이 의도했던 만큼의 성장을 촉진하지 않을 수 있다. 과거 재정 확대는 시기에 따라 달러에 대해 서로 다른 결과를 초래했다.
일례로 1981~1985년 당시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재정부양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인덱스는 80% 이상 올랐다. 하지만 2000년대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주도한 감세는 연준의 양적완화와 증시 불안과 겹쳐 달러를 끌어 올리는 데 실패했다고 도이체방크는 지적했다.
달러가 지나치게 오르면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달러 랠리가 성장 둔화로 이어지면 금리 인상 속도는 늦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이버거 베르만의 타노스 바르다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스마트한 트레이드는 검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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