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중동 석유기업들의 지난해 차입 규모가 26% 감소했다. 유가가 지난해 1분기 저점에서 반등해 상승세를 유지하며 자금 여력이 생겼다. 또, 시장 금리의 오름세로 자금 조달비용이 상승해 차입을 자제한 영향도 있다. 재정난으로 대규모 국채를 발행한 중동 각국의 정부 상황과 대비된다.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중동 산유국 6개국의 에너지 생산업체들이 2016년 발행한 채권과 론은 1750억 달러(약 212조원)로 2015년 2370억 달러보다 26%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일하게 차입한 업체는 두바이 소재 BB에너지걸프 DMCC로 부채 리파이낸싱을 위해 2억달러를 빌린 것이 전부였다.
유가 반등과 금리 인상으로 중동 석유업계가 차입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유가는지 지난해 4분기에만 16% 올랐다.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이 2017년 생산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존 스파키아나키스 걸프리서치센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유가가 좀 더 오른다면 국제 차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석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늘어 돈을 빌리는 것 보다는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차입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금리가 오른 영향도 있다.
JP모간의 중동 지역 채권수익률 평균은 2015년 4.43%에서 2016년 4.7%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금리를 인상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해 최대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기업들과 대조적으로 걸프 지역 국가 정부들은 유가가 2014년 이후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차입을 늘렸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국채 발행을 주도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10월 국채 발행으로 175억달러를 조달 받았다.
사우디 외에도 아부다비와 카타르가 지난해 4~5월 각각 50억달러와 90억달러 국채를 발행했다.
스파키아나키스는 "유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산유국들과 원유 생산업체들은 대외 차입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며 "특히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의 영향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 (상황)의 반복일 수 있다. 석유 기업보다 정부가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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