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개월 안에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의 문을 열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 최근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르면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대한 CDS 도입 압력이 부쩍 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CDS는 채권의 부도 위험을 사고 파는 파생상품이다. 일종의 보험이다. 투자자가 부담하는 CDS 프리미엄은 보험비용을 의미하는데 부도 위험이 클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보험비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CDS 투자자는 보험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유사시 해당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보상받는다.
중국에서 CDS시장의 필요성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은행간신용거래상협회(NAFMII)가 2010년에 중국에서 처음으로 CDS 상품 도입을 시도한 바 있다. 결실은 맺지 못했다. 당시엔 디폴트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는 기업이 대개 국영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만큼 채권의 부도 위험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CDS는 매도 수요만 있었지, 매수 수요가 없었다.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당장 디폴트 사례가 급증했다. 국영기업은 더 이상 정부의 일방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 개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결과 중국에서는 올 들어 8월 중순까지 41개 기업이 파산했다. 디폴트 채권 규모가 254억위안(약 4조2850억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중국 기업이 신용등급 강등을 겪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최근 2개월 동안 신용등급이 떨어진 중국 기업이 1000곳이 넘는다.
중국에서 CDS 거래는 상하이를 기반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FT는 상하이 청산소가 거래에 관여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중국에선 최대 석탄산지인 산시성이 CDS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산시성 정부는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석탄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CDS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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