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UBS그룹, 골드먼삭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은 지난주 환율 전망치를 일제히 수정해 달러당 7위안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이는 현재보다 달러대비 위안 가치가 추가로 5% 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진 지난달 23일 이후 달러대비 위안 가치는 1.7% 정도 하락했다. 중국 위안은 필리핀 페소와 더불어 아시아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필리핀 페소 가치는 2%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IB '위안 약세론' 지지…"달러당 7위안"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 정책에 있어 시장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경제 전문가들은 위안의 추가 약세를 예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높은 부채 부담 문제가 악화되며 급격한 자본 유출을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RBS의 중국 경제 전문가인 해리슨 후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같은 외부적 요인이 중국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금융 위험을 고조시키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위안 약세 압력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올해 말까지 위안 가치가 추가로 4%에서 7%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보지 못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UBS도 내년 환율이 달러당 7.2위안을 나타내 8% 가까이 절하될 것으로 봤다.
RBS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외에도 골드먼삭스, ABN암로은행, 라보뱅크 등이 내년에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하며 ‘위안 약세론’에 힘을 실었다. US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자본 유출 규모가 5000억달러(57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수치보다 50%나 큰 수치이다.
◇인민銀 진화 노력…"연초 패닉 장세 재현 없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의 시장 진화 노력에 힘입어 중국 금융시장에서 연초와 같은 패닉 매도세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올해 초 중국 금융시장에 급격한 매도세가 연출된 뒤 중국 정부는 자본 통제와 환시 개입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섰다. 이어 인민은행은 자신의 의도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시장과의 의사소통을 확대하고자 노력했다.
이에 대해 UBS그룹의 투자 전략가인 맥시밀리안 린은 “인민은행의 의사소통 강화 노력으로 시장은 중국의 환율 결정 매커니즘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됐으며 그에 수반되는 변동성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도 130억달러 깜짝 증가세를 나타낸 점도 시장에 안도감을 더했다.
중국 채권의 수익률이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수익률 사냥’에 나선 투자자들이 모여들며 환율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현재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83%로 동일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4%대인 것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독일과 일본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中기업 대외부채 상환…"자본유출 끝나지 않아"
골드먼삭스는 1분기 순자본유출 규모가 1230억달러(141조원)에 달한 데는 중국인들이 해외 자산을 많이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기업들이 대외 부채 상환에 나서며 자본 유출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전략가인 클라우디오 피론도 “중국 기업들은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대외 부채 상환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의 자본 유출세가 일단락되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하며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신호가 목격되면 자본 유출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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